5장에서 집합의 크기를 일대일대응을 통해 비교하는 방법을 살펴보았다. 이 장에서는 집합의 크기를 나타내는 기수(cardinal number)라는 개념을 도입하고, 기수의 연산과 그 성질을 살펴본다. 기수는 원소의 '개수'를 추상화한 개념으로, 유한집합뿐만 아니라 무한집합의 크기도 다룰 수 있게 해준다.
1. 집합의 대등과 기수
두 집합 \(A\)와 \(B\) 사이에 일대일대응이 존재할 때, "\(A\)와 \(B\)가 대등(equipotent)하다"라고 말하며 \(A \sim B\)로 나타낸다. 5장에서 보았듯이 대등 관계는 동치관계이다. 즉, 다음을 만족시킨다.
- 반사적 성질: \(A \sim A\)
- 대칭적 성질: \(A \sim B\)이면 \(B \sim A\)이다.
- 추이적 성질: \(A \sim B\)이고 \(B \sim C\)이면 \(A \sim C\)이다.
집합 \(A\)의 기수(cardinal number) 또는 농도(cardinality)는 \(A\)와 대등한 모든 집합들이 공통으로 갖는 '크기'를 나타내는 개념이다. 집합 \(A\)의 기수를 \(|A|\) 또는 \(\text{card}(A)\)로 나타낸다. \(\# A\)로 나타내기도 한다.
기수를 엄밀하게 다루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기수 공리(axiom of cardinality)를 도입한다.
기수의 모임 \(CD\)가 존재하여, 다음 두 조건을 모두 만족시킨다.
- (K1) 임의의 집합 \(A\)에 대하여 \(A \sim a\)인 \(a\in CD\)가 존재한다. 이때 \(a\)를 \(A\)의 기수라고 부르고, \(|A|\)로 나타낸다.
- (K2) 두 집합 \(A\)와 \(B\)가 대등할 필요충분조건은 \(|A| = |B|\)이다.
유한집합의 경우 기수는 자연수이다.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.
- \(|\varnothing| = 0\)
- \(|\{a\}| = 1\)
- \(|\{a,\, b\}| = 2\) (단, \(a \neq b\))
그러므로 \(A\)가 유한집합일 때는 \(A\)의 기수를 \(n(A)\)로 나타내도 된다.
자주 사용하는 무한집합의 기수는 다음과 같이 특별한 기호로 나타낸다.
- \(|\mathbb{N}| = \aleph_0\) ('알레프 널' 또는 '알레프 영'이라고 읽는다.)
- \(|\mathbb{R}| = \mathfrak{c}\) 또는 \(2^{\aleph_0}\) (알파벳 c와 같은 발음으로 읽는다.)
- 연속체 가설을 가정하면, \(| E | = \aleph_n\)일 때 \( | \mathcal{P} (E) | = \aleph_{n+1}\)이다.
2. 기수의 대소관계
두 기수 \(\kappa\)와 \(\lambda\)에 대하여, \(|A| = \kappa\)이고 \(|B| = \lambda\)인 집합 \(A\), \(B\)를 택했을 때, \(A\)에서 \(B\)로의 일대일함수가 존재하면 \(\kappa \leq \lambda\)라고 정의한다. 이 정의는 \(A\), \(B\)의 선택과 무관하다.
- \(\kappa \leq \lambda\)이고 \(\lambda \leq \kappa\)이면 \(\kappa = \lambda\)이다. (슈뢰더-베른슈타인 정리)
- \(\kappa \leq \lambda\)이고 \(\lambda \leq \mu\)이면 \(\kappa \leq \mu\)이다.
- 임의의 두 기수 \(\kappa\), \(\lambda\)에 대하여 \(\kappa \leq \lambda\)이거나 \(\lambda \leq \kappa\)이다.[선택 공리를 가정했을 때 성립한다.]
특히 \(\kappa < \lambda\)는 \(\kappa \leq \lambda\)이고 \(\kappa \neq \lambda\)임을 의미한다.
3. 기수의 덧셈
두 기수 \(\kappa = |A|\), \(\lambda = |B|\)에 대하여, \(A \cap B = \varnothing\)라고 가정하여도 일반성을 잃지 않는다.[만약 \(A,\) \(B\)가 서로소가 아니라면 \(A ' = A\times \left\{0\right\},\) \(B ' = B\times \left\{ 1\right\}\)와 같이 서로소인 \(A '\) \(B '\)을 사용하여 \(A,\) \(B\)를 대체하면 된다.] 이때 기수의 합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. \[\kappa + \lambda = |A \cup B|\] 이 정의는 \(A\), \(B\)의 선택과 무관하다. 실제로 \(A' \sim A\), \(B' \sim B\)이고 \(A' \cap B' = \varnothing\)이면 \(A' \cup B' \sim A \cup B\)이다.
기수의 덧셈은 다음 성질을 가진다.
- 교환법칙: \(\kappa + \lambda = \lambda + \kappa\)이다.
- 결합법칙: \((\kappa + \lambda) + \mu = \kappa + (\lambda + \mu)\)
- 항등원: \(\kappa + 0 = \kappa\)
- 단조성: \(\kappa \leq \kappa'\)이고 \(\lambda \leq \lambda'\)이면 \(\kappa + \lambda \leq \kappa' + \lambda'\)
기수의 덧셈의 성질은 기수의 정의와 일대일대응의 성질을 사용하면 증명된다.
문제 7.1. 다음을 증명하시오.
- \(n\)이 유한기수일 때, \(\aleph_0 + n = \aleph_0\)
- \(\aleph_0 + \aleph_0 = \aleph_0\)
- \(\mathfrak{c} + \aleph_0 = \mathfrak{c}\)
- \(\mathfrak{c} + \mathfrak{c} = \mathfrak{c}\)
4. 기수의 곱셈
두 기수 \(\kappa = |A|\), \(\lambda = |B|\)에 대하여, 기수의 곱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. \[\kappa \cdot \lambda = |A \times B|\] 여기서 \(A \times B\)는 데카르트 곱이다. 이 정의 역시 \(A\), \(B\)의 선택과 무관하다.
기수의 곱셈은 다음 성질을 가진다.
- 교환법칙: \(\kappa \cdot \lambda = \lambda \cdot \kappa\)
- 결합법칙: \((\kappa \cdot \lambda) \cdot \mu = \kappa \cdot (\lambda \cdot \mu)\)
- 항등원: \(\kappa \cdot 1 = \kappa\)
- 영원: \(\kappa \cdot 0 = 0\)
- 분배법칙: \(\kappa \cdot (\lambda + \mu) = \kappa \cdot \lambda + \kappa \cdot \mu\)
- 단조성: \(\kappa \leq \kappa'\)이고 \(\lambda \leq \lambda'\)이면 \(\kappa \cdot \lambda \leq \kappa' \cdot \lambda'\)이다.
5. 기수의 거듭제곱
두 기수 \(\kappa = |A|\), \(\lambda = |B|\)에 대하여, 기수의 거듭제곱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. \[\kappa^\lambda = \left| A^B \right|\] 여기서 \(A^B\)는 \(B\)에서 \(A\)로의 모든 함수들의 집합이다.
기수의 거듭제곱은 다음과 같은 성질을 가진다.
- \(\kappa^{\lambda + \mu} = \kappa^\lambda \cdot \kappa^\mu\)
- \((\kappa \cdot \lambda)^\mu = \kappa^\mu \cdot \lambda^\mu\)
- \((\kappa^\lambda)^\mu = \kappa^{\lambda \cdot \mu}\)
- \(\kappa^0 = 1\) (단, \(\kappa \neq 0\))
- \(\kappa^1 = \kappa\)
- \(1^\lambda = 1\)
- \(0^\lambda = 0\) (단, \(\lambda \neq 0\))
특히 중요한 사실은 \(|A| = \kappa\)일 때 \(2^{\kappa} = |\mathcal{P}(A)|\)라는 점이다. 실제로 집합 \(A\)의 부분집합은 특성함수 \(\chi: A \to \{0,\, 1\}\)과 일대일 대응된다.
문제 7.2. 다음을 증명하시오.
- 유한기수 \(m\), \(n\)에 대하여 기수 연산이 자연수의 연산과 일치함을 보이시오.
- \(2^{\aleph_0} = \mathfrak{c}\)임을 보이시오.
- \(\aleph_0^{\aleph_0} = \mathfrak{c}\)임을 보이시오.
- \(\mathfrak{c}^{\aleph_0} = \mathfrak{c}\)임을 보이시오.
6. 무한기수의 특별한 성질
무한기수는 유한기수와 다른 특별한 성질을 가진다. 예를 들면, \(\kappa\)가 무한기수이고 \(n\)이 유한기수일 때 다음이 성립한다.
- \(\kappa + \kappa = \kappa\)
- \(\kappa \cdot \kappa = \kappa\)
- \(\kappa + n = \kappa\)
- \(\kappa \cdot n = \kappa\) (단, \(n\ne 0\))
또한, \(\kappa\)와 \(\lambda\)가 무한기수일 때 다음이 성립한다. \[\kappa + \lambda = \kappa \lambda = \operatorname{max}\left\{ \kappa ,\, \lambda \right\}.\]
7. 기수 연산의 예
기수의 연산의 성질은 집합의 크기를 다루는 여러 문제에서 활용된다.
대표적인 예로서 실함수의 개수를 세어 보자. \(\mathbb{R}\)에서 \(\mathbb{R}\)로의 모든 함수의 집합의 기수는 다음과 같다. \[|\mathbb{R}^{\mathbb{R}}| = \mathfrak{c}^{\mathfrak{c}} = (2^{\aleph_0})^{2^{\aleph_0}} = 2^{\aleph_0 \cdot 2^{\aleph_0}} = 2^{2^{\aleph_0}} = 2^{\mathfrak{c}}\] 이것은 \(\mathfrak{c}\)보다 큰 기수이다. 즉, 실함수의 개수는 실수의 개수보다 본질적으로 더 많다.
다음으로 연속함수의 개수를 세어 보자. 놀랍게도 \(\mathbb{R}\)에서 \(\mathbb{R}\)로의 연속함수의 개수는 \(\mathfrak{c}\)이다. 즉 유리수의 조밀성과 연속함수의 성질에 의하여 연속함수는 유리수에서의 값으로 완전히 결정되므로, 연속함수의 개수는 기껏해야 \(\mathfrak{c}^{\aleph_0} = \mathfrak{c}\)이다.
문제 7.3. 다음을 보이시오.
- 가산무한개의 가산집합의 합집합은 가산이다.
- \(\mathbb{R}\)의 열린구간들의 개수는 \(\mathfrak{c}\)이다.
- \(\mathbb{R}\)에서 \(\mathbb{R}\)로의 단조증가 함수의 개수는 \(\mathfrak{c}\)이다.
문제 7.4. 무한집합 \(A\)에 대하여 \(|A \times A| = |A|\)의 증명을 찾아 보자.
8. 기수와 선택공리
기수의 비교가능성, 즉 임의의 두 기수 \(\kappa\), \(\lambda\)에 대하여 \(\kappa \leq \lambda\)이거나 \(\lambda \leq \kappa\)라는 사실은 선택공리와 동치이다. 실제로 이것은 8장에서 다룰 정렬 정리와도 동치이다.
또한 무한기수 \(\kappa\)에 대하여 \(\kappa + \kappa = \kappa\)라는 성질도 선택공리를 필요로 한다. 선택공리 없이는 \(\aleph_0 + \aleph_0 = \aleph_0\)조차 증명할 수 없는 모델이 존재한다.
